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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은 ‘탈출’일까 ‘성장’일까?: 직업 이동을 결정짓는 심리 구조 이직은 탈출인가? 조직 이탈 심리의 뿌리 많은 사람들은 이직을 ‘새로운 시작’이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직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 심리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조직 이탈 이론(Organizational Exit Theory)’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직원이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하는 주요 원인은 보상이나 커리어 기회 부족보다도 심리적 소진(burnout), 조직 내 소외감,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과 직무의 불일치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비대면 소통 등으로 인한 소속감 약화는 이직 심리를 자극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왜 나는 여기서 일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현재 직장에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 2025. 6. 22.
‘가성비’는 언제부터 감정적 선택이 되었을까? 가성비, 이성의 이름을 쓴 감정적 선택 ‘가성비’는 본래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객관적 평가 기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오늘날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좋다”라고 말할 때, 그 기준은 단순히 수치의 문제를 넘어선다. 심리학적으로 가성비는 더 이상 냉정한 계산의 산물이 아닌, 감정적으로 ‘잘 샀다’는 만족감과 밀접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자신의 소비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감정적 보상’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인지적 정당화(cognitive justification)'라고 설명한다. 소비자들은 구매 후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가성비’를 방패처럼 내세운다. 예컨대 같은 가격에 두 개를 살 수 있었다거나, 원래 가.. 2025. 6. 21.
좋은 사람 콤플렉스와 인정 욕구의 심리학 ‘좋은 사람’ 콤플렉스란 무엇인가?: 인정 욕구의 심리적 기초 ‘좋은 사람 콤플렉스’는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강박적인 심리 상태를 말한다. 이 개념은 단순히 친절하거나 이타적인 성향과는 다르다. ‘콤플렉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는 불균형적이고 과도한 인정 욕구에 기반한 행동 패턴이다. 이들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타인을 만족시키려 하며, 거절하거나 의견을 내세우는 것에 큰 불안감을 느낀다.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고, 자신보다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우선시한다. 이러한 심리는 어릴 적 형성된 애착 유형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받기 위해선 착하고 순응해야 한다’는 내면의 신념을 갖기 쉽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점차 타인.. 2025. 6. 19.
꾸준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 시작하는 능력’: 지속 동기의 심리학 ‘꾸준함’의 오해: 지속 동기의 본질은 끊기지 않는 것이 아니다 꾸준함은 종종 자기 관리와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조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하거나 블로그를 쓰는 사람에게 우리는 경외의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컨디션은 날마다 다르고, 환경은 예측 불가능하게 바뀐다. 삶이란 본질적으로 불규칙하고 유동적인 흐름 속에 존재하는 것이며, 이를 무시한 채 ‘끊김 없는 꾸준함’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스스로를 자책하기 쉽다. 실제 심리학 연구에서도, 성취를 지속적으로 해낸 사람들은 오히려 ‘완벽한 연속성’보다 ‘재시작의 유연성’을 더 잘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속 동기란 멈추지 않는 힘이 아니라, 멈춘 뒤 다시 시작하는 회복력이다. .. 2025. 6. 18.
왜 우리는 건강검진 결과보다 온라인 검색을 더 믿을까? 건강검진보다 검색을 더 믿는 이유 – 디지털 헬스 심리의 역설 ‘건강검진 결과’는 가장 객관적인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증상이나 상태에 대해 병원보다 인터넷 검색을 먼저 이용한다. 이는 단순히 편의성의 문제라기보다는, 더 깊은 심리적 동기가 작용한 결과다. ‘디지털 헬스 심리(Digital Health Psychology)’에서 이 현상을 설명하는 주요 개념 중 하나는 ‘자기 통제감의 회복’이다. 건강검진 결과는 전문의의 해석을 동반하지만, 때로는 모호하거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언급이 포함된다. 이때 사람들은 의사에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을 때 느끼는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행동은 통제력을 잃은 상황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심리적.. 2025. 6. 14.
왜 다이어트는 시작보다 유지가 더 어려울까?: 보상 회로와 유혹 저항 심리 시작은 쉽지만, 유지가 어려운 이유: 뇌의 보상 시스템과 단기 쾌락의 유혹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할 때는 큰 동기와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유혹 앞에서 흔들리거나 포기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의지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뇌는 생존을 위해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도록 진화했으며, 그 핵심에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도파민은 맛있는 음식, 휴식, 쾌락적인 활동을 통해 분비되며, 이러한 경험을 다시 반복하고 싶도록 만든다. 반면, 다이어트는 ‘즉각적인 보상’을 억제하고 ‘장기적인 보상’을 기다리는 과정이다. 문제는 뇌가 장기적인 보상보다 눈앞의 즐거움을 우선시한다는 데 있다. 특히 설탕, 고지방 음식 등은 뇌의 보상 회로를 강력하게 자극하며, 심리적으로 중독.. 2025.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