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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의 정리와 비합리적 선택의 심리학 코즈의 정리란 무엇인가?― 이상적인 시장은 없고, 비용은 언제나 존재한다 코즈의 정리(Coase Theorem)는 거래비용이 0일 경우,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시장이 완전하게 작동한다면, 개입 없이도 가장 최적의 결과가 도출된다”는 경제학적 가정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나오는 소음이 이웃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 양측이 자유롭게 협상하고 거래비용이 없다면 그 피해를 조율하고 보상하는 구조가 성립한다. 이때 자원은 자연스럽게 가장 가치 있게 쓰이는 쪽으로 이동하고, 시장은 개입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는 결코 이상적인 시장이 아니다. 거래에는 항상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따른다. 정보를 찾는 시간, 신뢰를 얻기 위한.. 2025. 5. 14.
간접 경험의 심리학과 후기 소비 구조 분석 [후기는 경험을 대체한다] 소비자의 심리는 왜 타인의 판단을 따를까? 현대 소비자는 직접적인 체험 없이도 구매 결정을 내린다. 레스토랑에 들어가기 전 구글 평점을 확인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고를 땐 후기를 먼저 읽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직접 써보지 않아도 마치 써본 것처럼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지갑을 연다. 왜 그럴까? 심리학에서는 이를 간접 경험(indirect experience)이라고 부른다. 간접 경험이란 타인의 행동, 말, 평가, 판단 등을 통해 내가 직접 겪지 않은 상황을 유추하거나 판단하는 심리 과정을 말한다. 현대 사회는 정보 과잉 시대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인간은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기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 이때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빌리.. 2025. 5. 13.
시각 심리와 브랜드 가치 인식의 관계 [미니멀한 디자인은 왜 고급스러워 보일까?] 단순함에 담긴 심리적 무게우리는 왜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에 더 강한 인상을 받을까? 특히 브랜드의 패키지, 웹사이트, 제품 외관을 보면 단순한 디자인일수록 더 비싸 보이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시각 심리학에서 설명할 수 있다.첫 번째 이유는 인지 부하 감소다. 인간의 뇌는 복잡한 정보를 처리할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반면, 단순한 디자인은 시각적 요소가 적기 때문에 더 빠르게 이해되고, 피로도도 낮다. 이는 ‘시각적 선호의 법칙(Fluency Theory)’과도 관련이 있다. 뇌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정보를 더 선호하며,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단순한 디자인은 이러한 처리 용이성을 갖고 있어 ‘신뢰성’과.. 2025. 5. 12.
고객은 왜 ‘무료 배송’에 약할까?: 지불 고통 회피 심리와 전환율 상승 전략 1. [지불 고통 회피의 심리] 왜 소비자는 배송비에 과민할까? 소비자는 상품 가격보다 배송비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적으로 이를 지불 고통(payment pain)이라고 부른다. 이는 우리가 돈을 쓸 때 느끼는 심리적 불편감으로, 특히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에서 2만 원짜리 티셔츠를 카트에 담았을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결제 페이지에서 ‘배송비 3000원’이 추가되면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다. 이것은 절대 금액으로 보면 사소할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MIT와 카네기멜론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추가 비용이 나타나는 순간 소비자의 뇌에서 고통과 관련된 영역인 ‘섬엽(insular cortex)’이 활.. 2025. 5. 10.
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에 둔감할까? : 멘탈 회계의 경제 심리학 [멘탈 회계란 무엇인가?] 마음속 통장으로 돈을 나누는 인간의 습관 멘탈 회계(mental accounting)는 행동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사람들이 돈을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다루지 않고, ‘마음속 통장’처럼 카테고리를 나눠 처리한다는 개념이다. 쉽게 말하면, 같은 돈이라도 출처나 사용처, 방식에 따라 다르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연말 보너스를 받으면 과감히 외식이나 명품 구매에 쓰지만, 평소 월급에서 명품을 사자고 하면 망설인다. 같은 100만 원인데, 출처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이유가 멘탈 회계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돈을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의미 있는 심리적 단위’로 처리한다. 이러한 경향은 신용카드 사용, 자동이체, 모바일 결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에서 .. 2025. 5. 9.
창업가는 왜 ‘한 번에 하나’에 집중해야 할까? [파레토 법칙의 힘] 20%에 집중해야 80%가 따라온다 ‘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은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발견한 법칙으로, ‘전체 결과의 80%는 20%의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원리다. 예를 들어, 기업 매출의 80%는 상위 20% 고객에서 나오고, 프로젝트 성과의 80%는 핵심 20% 작업에서 발생한다. 이 법칙은 경제뿐 아니라 심리학, 경영학, 시간 관리, 심지어 인간관계에서도 통하는 보편적 원칙이다. 창업 환경에서는 이 법칙이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창업가는 한정된 자원, 제한된 인력, 부족한 시간 안에서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스타트업이 다양한 기능을 한 번에 구현하려다 서비스 안정성, 고객 지원, 마케팅 모두에서.. 202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