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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이 독이 된다? 독성 생산성(toxic productivity)의 심리학 ‘독성 생산성’이라는 이름의 심리 현상 자기 계발은 원래 긍정적인 개념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 시간 관리, 생산성 향상, 지식 습득 등은 모두 자율적 성장을 전제로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자기 계발이 ‘자유’보다는 ‘의무’처럼 작동하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드라마를 보거나 누워 있는 것조차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다. 바로 여기서 ‘독성 생산성(toxic productivity)’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독성 생산성이란, 생산성과 성과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다가 오히려 정신적·신체적으로 소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외적 동기에 의해 조율되는 삶의 한 형태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자율성, 유능감, 관계성)를 침해하면서 자기 계발이라는 긍정적 동기를 .. 2025. 6. 6.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의 심리학 외적 동기의 달콤한 함정“잘했어!”, “정말 똑똑하네”, “너무 멋져!” 우리는 일상 속에서 쉽게 칭찬을 주고받는다. 특히 아동을 교육할 때, 팀원을 독려할 때, 연인 사이에서 격려를 전할 때 우리는 이 말을 아낌없이 사용한다. 그러나 심리학은 이 ‘달콤한 말 한마디’가 의외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꾸준히 경고해왔다. 이때 중심에 있는 개념이 바로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와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다. 외적 동기란 보상, 인정, 칭찬, 명예, 돈처럼 외부 자극에 의해 행동을 유도하는 심리 구조를 말한다. 반면 내적 동기는 스스로의 호기심, 즐거움, 성장 욕구에서 비롯된 동기다. 문제는 외적 동기가 강화되면 내적 동기는 약화된다는 데 있다. 이는 수.. 2025. 6. 5.
진보 정권에 대한 기대 심리와 이상 추구 심리 진보 정권에 대한 기대의 심리적 배경 정치적 지지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 정체성, 신념이 응축된 표현이며, 특히 진보 정권에 대한 기대는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가치의 회복’과 ‘이상 실현’이라는 깊은 심리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이 진보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이들이 말하는 평등, 개혁, 약자 보호, 투명한 사회 구조라는 가치가 자신의 세계관과 깊이 일치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이를 ‘가치 정렬(Value Congruence)’이라고 부르며, 이는 사람들의 내면적 신념과 외부의 선택이 일치할 때 경험하는 심리적 안정감과 정당화 과정을 설명한다. 진보 정권이 가진 가장 큰 상징은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이는 기존 보수 정권의 정책 방향이나 운영 방식에 실.. 2025. 6. 4.
대선 결과에 따른 합리화와 심리적 방어 지지한 후보가 졌을 때 찾아오는 인지 부조화: 뇌는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권자가 가장 직접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식적 절차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은 후보자에게 단지 표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 정체성, 이상까지도 함께 투영한다. 이로 인해 선거 결과는 단순한 '숫자의 승패' 그 이상을 의미한다. 특히 지지한 후보가 패배했을 때, 유권자는 강한 심리적 충격을 경험한다. 이 충격은 단순히 아쉬움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사고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현상을 유발한다. 심리학자 리언 페스팅거가 제시한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믿음과 현실 사이에 충돌이 생기면 심리적 .. 2025. 6. 3.
후보보다 ‘정당’을 먼저 고르는 심리학 정당은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많은 유권자들은 선거 시즌이 다가오면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도 전에 이미 지지 정당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정당이라는 정치 조직이 일종의 브랜드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정당을 지지한다고 말할 때, 그 정당의 정책을 하나하나 분석한 결과이기보다는, ‘그 정당은 이런 느낌이다’라는 심상(impression)이 선택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치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정당 지지 성향이 마치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충성하는 행동과 유사한 심리적 경로를 따른다고 본다. 브랜드처럼 작동하는 정당의 이미지는 이름, 상징색, 슬로건, 대표 정치인의 이미지 등 복합적 요소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정당의 로고와 색상은 유권자의 시각.. 2025. 6. 2.
‘전략적 투표’는 정말 전략적인가?: 합리성 환상과 손실 회피 심리 전략적 투표란 무엇인가?: 유권자가 말하는 ‘합리적인 선택’의 허상 선거가 다가오면 많은 유권자들이 고민에 빠진다. ‘내가 진짜 원하는 후보를 찍을 것인가? 아니면 이길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할까?’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전략적 투표(strategic voting)다. 이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가 아니라,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그나마 내가 덜 반대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즉, 본인의 이상보다 현실적인 결과를 고려해 표를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겉보기에 이는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심리 메커니즘을 뜯어보면, 이것은 전적으로 합리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합리성의 환상(cognitive illusion of ratio.. 2025.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