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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향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가족, 지역, 교육이 형성한 정치 정체성의 심리 정치 정체성은 사회화 과정에서 형성된다: 가족이 심어주는 첫 정치 틀 우리가 어떤 정치 성향을 갖게 되는지는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사회화(socialization)란 개인이 사회의 규범, 가치, 행동 양식을 배우는 과정을 의미하며, 정치 사회화는 정치적인 생각, 태도, 믿음을 배우는 과정을 말한다. 특히 유년기에는 부모의 의견이 곧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 가족의 정치 성향은 초기 정치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연구들은 부모의 정치적 성향이 자녀에게 높은 수준으로 전이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미국의 정치심리학자 제니퍼 제닝스(Jennifer Jennings)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 간의 정치적 일치는.. 2025. 5. 29.
정치 토론을 ‘설득의 장’이 아닌 ‘승부의 장’으로 보는 심리 정치 토론을 '경쟁'으로 보는 심리: 설득보다 이기려는 구조 정치 토론의 본질은 ‘의견을 교환하고 설득하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정치 토론은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말싸움 경기’, 또는 ‘승부 쇼’처럼 인식된다. 왜일까? 이는 인간의 인지 구조가 정치라는 의사소통 상황을 ‘경쟁 프레임(competitive frame)’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프레이밍 이론을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전적으로 ‘프레임’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정치 토론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부터 ‘이기는 쪽’과 ‘지는 쪽’이 있다는 인식 속에서 토론을 바라보면, 내용보다는 누가 더 공격을 잘했는지, 누가 더 실수했는지에 집중하게 된다. 언론도 이를 부추긴다. 토론 다음 날 뉴스 헤드라인은 거의 .. 2025. 5. 27.
정치 캠페인에 숨겨진 뇌과학과 심리전 정치 캠페인, 유권자의 도파민을 자극하라 정치 캠페인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과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심리 설계’다. 그 중심에는 유권자의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있다. 도파민은 보상과 쾌감, 기대, 동기 부여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사람들이 선거 연설을 보고 감동하거나, 후보자의 메시지에 감격하며 SNS에 공유하는 행동은 도파민 작용의 전형적인 결과다. 정치 캠페인은 유권자에게 '희망'이나 '변화' 같은 보상 예고 자극을 던지고, 뇌는 그 기대감에 반응하며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때 유권자는 논리보다 감정에 몰입하게 된다. 뇌는 “이 후보를 선택하면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라는 기대만으로도 실제 보상을 받는 것과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정치인은 연설문, 광고, 포스터.. 2025. 5. 25.
‘분초사회’와 시간 가성비의 심리학 ‘시간 가성비’란 무엇인가?: 현대인은 어떻게 시간을 계산하는가 현대 사회에서 ‘가성비’라는 개념은 이제 단순히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서, ‘시간 대비 가치’로 확장되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그 가격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 시간을 얼마나 절약해 주는지를 함께 고려한다. 예컨대 3분 만에 조리되는 냉동식품, 버튼 하나로 실행되는 자동화 앱, 단 15초짜리 요약 영상 등은 모두 시간 효율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은 ‘돈보다 시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삶 전체가 초 단위로 조각나는 ‘분초사회(minute economy)’로 진입하고 있다. 시간 가성비는 단순히 빠른 것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느릴 여유가 사라졌다는 집단적 .. 2025. 5. 24.
불확실한 시대: ‘리퀴드폴리탄’과 유동적 정체성의 심리학 리퀴드폴리탄 시대, 정체성은 왜 유동적으로 변하는가? 과거의 정체성은 비교적 단단하고 고정된 개념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국가, 지역, 학교, 가족, 조직 등으로부터 정체성을 부여받고, 그 틀 안에서 자아를 형성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기술, 경제, 정치, 사회 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정체성의 근간 자체를 흔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우리는 불확실성과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고, 고정된 정체성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는 ‘리퀴드폴리탄(Liquidpolitan)’적 성향이 강해졌다. 리퀴드폴리탄이란 ‘액체처럼 흐르는 정체성을 가진 세계시민’을 뜻하는 신조어로, ‘Liquid’(유동성)과 ‘Cosmopolitan’(세계시민)의 합성어다. 이 용어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 2025. 5. 23.
인공지능 시대의 자동화 편향 심리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AI의 권위 우리는 AI가 “추천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이상할 만큼 그 판단을 믿는다.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은 인간이 기술의 판단, 특히 알고리즘 기반 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의존하려는 인지적 편향이다. 이는 AI의 판단이 때때로 오류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비판적 사고가 사라지게 만든다. 자동화 편향은 기술이 점점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시대에 특히 강력하게 작동한다. 예컨대 의사들이 AI 진단 시스템의 결과를 참고할 때, 스스로의 임상 경험과 대조하지 않고 기계가 내린 진단을 곧이곧대로 수용하는 일이 늘어난다. “기계가 틀릴 리 없어”라는 믿음이 잠재의식적.. 2025.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