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 어려운가?
창의성은 흔히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창의성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능력이며, 그 차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생각할 때, 기존의 지식, 경험, 문화적 관습, 사회적 규범 등에서 형성된 ‘심리적 틀(Psychological Frame)’ 안에서 사고한다. 이 틀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익숙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유리하지만, 새롭고 창의적인 발상을 방해하는 강력한 심리적 장벽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상적인 물건인 벽돌을 단지 건축 자재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을 문진, 책받침, 운동기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차단된다. 이처럼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창의성의 핵심이며, 이를 위해 심리학에서는 다양한 ‘틀 깨기’ 전략을 제시한다.
심리적 틀(Framing)이 창의성을 제한하는 방식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란 같은 정보를 제시할 때, 표현 방식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이나 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90%의 성공률’과 ‘10%의 실패 확률’은 같은 의미지만, 전자는 긍정적으로, 후자는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이는 인간이 정보를 객관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신이 익숙한 사고 틀 안에서 해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창의성 측면에서 보면, 프레이밍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를 제한한다:
- 기능 고정(Fixation): 사물이나 개념을 한 가지 방식으로만 사용하는 경향
- 범주화 사고(Category Bias): 사물이나 개념을 특정한 분류 안에만 넣어 사고하는 습관
- 과거 사례의 자동 재현: 과거의 해결 방식이나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새로운 접근을 하지 않음
이러한 사고 습관은 우리로 하여금 익숙하고 안전한 방식만을 반복하게 만들고, 새로운 해결책이나 발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3. 심리적 틀 깨기를 위한 전략들
창의적 사고를 위해서는 기존 프레임을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그 경계를 넘는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 다음은 대표적인 심리학 기반 틀 깨기 전략들이다.
1) 대조적 사고(Contrasting Thinking)
문제를 정반대 방향에서 바라보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신,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보는 방식이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질문은 문제의 본질을 더 분명히 드러내고, 창의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진다.
2) 맥락 전환(Reframing Context)
어떤 사물이나 문제를 전혀 다른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버스 정류장’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본다면, 정류장에서 독서대나 커피 바를 설치하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3) 무작위 자극(Random Input)
전혀 관련 없는 단어, 이미지, 개념 등을 문제에 연결해보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은행 시스템 개선’이라는 주제에 ‘물고기’라는 단어를 연결해 생각하면, ‘물 흐르듯 매끄러운 시스템’, ‘군집 행동’, ‘회유본능’ 등에서 새로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4) 역할 전환(Role Play Thinking)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전략이다. “고객이라면 이 제품을 어떻게 느낄까?” 뿐 아니라 “이 제품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자신을 어떻게 설명할까?” 같은 질문이 창의적 사고를 유도한다.
5) 제한된 자유(Constraint-Based Creativity)
오히려 제약을 일부러 부여해 창의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1,000원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문장을 다섯 단어로만 써야 한다면?”과 같은 제약은 기존 사고 패턴을 깨고 새로운 조합을 찾게 만든다.
4. 심리적 틀 깨기 훈련법: 일상에서 실천하는 창의성 훈련
창의적 사고는 타고난 재능보다 반복 훈련으로 강화된다. 다음은 일상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틀 깨기 훈련법이다:
- 하루에 한 번 낯선 시도하기: 평소와 다른 경로로 출근하거나, 새로운 카페에서 일하는 등 환경 변화는 사고 패턴을 바꾼다.
- 오브젝트 스케치 10가지: 하나의 물건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방법을 10가지 이상 생각해보는 연습은 기능 고정을 깨는 데 효과적이다.
- 의도적인 오류 만들기: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일부러 틀린 답을 내보고, 그것이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지 탐색해본다.
- 질문 뒤집기: “왜 이 제품이 안 팔릴까?”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고객이 사고 싶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로 바꿔보는 식의 질문 전환.
- '무관한 것 연결하기' 게임: 두 개의 아무 상관없는 단어를 연결해 새로운 제품이나 콘텐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게임(예: ‘냉장고 + 스피커’ → 음식 신선도 알람)
창의성은 ‘틀을 넘는 사고’에서 시작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마법처럼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습관과 사고의 틀을 인식하고 깨는 훈련의 결과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 이미 익숙해진 정답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더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심리적 틀 깨기’ 전략은 단순한 창의성 향상 도구가 아니라,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고의 도구이기도 하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시선을 틀어보자. 그리고 지금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조금 엉뚱하게 생각해보자.
가장 창의적인 생각은, 때로는 가장 비논리적인 생각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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