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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심리학

최고의 기획자가 갖춰야 할 심리학 시스템

by thatswrite 2025. 3. 27.

계획이 실패하는 건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사고 구조를 이해하지 못해서다.

기획은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이나 업무 정리가 아니라, 사람의 의사결정 흐름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기획자는 뛰어난 논리력뿐만 아니라, 사람의 사고방식과 심리를 꿰뚫는 인지적 감각을 갖춰야 합니다. 특히, 행동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 제시한 개념인 ‘시스템 1과 시스템 2’ 사고 체계는 기획자의 필수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스템 1 vs 시스템 2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그것이 기획 업무와 의사결정, 소비자 분석, 보고서 설계 등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최고의 기획자가 갖춰야 할 심리학 시스템

 

시스템 1과 시스템 2란 무엇인가?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사고 체계를 두 가지 시스템으로 구분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두 개의 다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각각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개념은 인간의 의사결정, 판단, 행동을 분석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초 이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스템 1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직관적이고 자동적인 사고 방식입니다. 별다른 노력 없이 빠르게 작동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스템 1을 통해 대부분의 일상 결정을 내립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얼굴을 찡그렸을 때 화났다고 판단하거나, 횡단보도 앞에서 자연스럽게 멈추는 행동은 시스템 1의 작용입니다. 이는 경험, 감정, 본능, 패턴 인식에 기반한 판단으로, 빠르고 에너지 소모가 적습니다. 하지만 이런 속도와 효율성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시스템 1은 정확한 분석보다는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중시하기 때문에, 종종 착각, 편향, 오류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반면, 시스템 2의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방식입니다. 집중력과 주의가 요구되며, 분석, 계산, 추론 등 고차원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재무제표를 분석하거나, 기획서를 작성하며 전략을 세우는 행위,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시스템 2가 활성화됩니다. 시스템 2는 느리고 에너지 소모가 많지만, 그만큼 정확성과 타당성이 높은 결과를 도출해냅니다. 이 시스템은 우리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때 필수적인 사고 방식입니다.

 

 두 시스템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합니다. 대부분의 일상 상황에서는 시스템 1이 주도권을 가지며 자동적으로 처리되지만, 중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문제 상황에서는 시스템 2가 개입해 시스템 1의 판단을 검토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시스템 2를 귀찮고 부담스럽게 느끼기 때문에, 많은 경우 시스템 1의 판단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확증 편향, 프레이밍 효과, 앵커링 등 다양한 인지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기획자에게 이 두 시스템의 이해는 매우 중요합니다. 시스템 1은 소비자나 이해관계자의 ‘첫인상’과 ‘감정적 반응’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고, 시스템 2는 기획안의 타당성과 설득력을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즉, 기획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 시스템 1을 자극하고, 내용을 설계할 때는 시스템 2를 만족시켜야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 시스템 1: 빠르고 자동적이며 직관적으로 작동하는 사고 시스템. 익숙한 패턴, 감정, 습관적 반응 등에 기반.
  • 시스템 2: 느리고 논리적이며 신중하게 작동하는 사고 시스템. 계산, 분석, 숙고, 의사결정 등에 관여.

이 두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협력하거나 갈등하면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기획자는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결정할 때 이 두 시스템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스템 1 vs 시스템 2 사고 비교표

항목 시스템1 시스템2
작동 속도 빠름 느림
처리 방식 직관적, 자동적 분석적, 논리적
에너지 소비 낮음 높음
장점 빠른 대응, 습관적 판단 정밀한 분석, 복잡한 문제 해결
단점 편향, 착각, 오류 유발 피로 유발, 속도 저하
예시 광고 이미지에 끌림, 감정적 선택 시장 조사 분석, 사업 계획 수립

 

포인트: 시스템 1은 감정적이며 즉각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시스템 2는 분석과 계획에 기반한 행동을 유도합니다. 이 둘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전략가입니다.

 


기획자가 시스템 1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시스템 1은 소비자의 무의식적 선택, 사용자의 행동 흐름, 보고서의 첫인상 등에서 강하게 작동합니다. 사람은 복잡한 설명보다는 ‘익숙함’, ‘직관’,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시스템 1의 이해는 필수적입니다.

  • 광고 기획: 슬로건, 색상, 이미지 하나로도 강한 인상을 남김
  • UI/UX 설계: 클릭 유도, 시선 흐름, 첫 화면 인지 등에 영향
  • 보고서 표지 및 제목: 첫 3초에 모든 인상을 결정짓는 영역
  • 기획서 핵심요약 슬라이드: 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설계 필요

 시스템 1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와 감정 반응입니다. 사람은 하루에도 수백 번의 판단과 선택을 하며, 그 대부분은 시스템 1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뇌의 에너지 절약 방식으로, 복잡한 분석 없이 직관과 감정, 경험에 따라 신속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획자가 이 점을 간과할 경우, 아무리 정교한 전략이라도 첫 3초 안에 외면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의 이미지, 웹사이트 첫 화면, 보고서의 제목 한 줄이 전달하는 인상은 시스템 1의 작용에 의해 즉각적으로 평가되며, 이는 곧 기획의 성패로 이어집니다.

 

 특히 마케팅, 광고, 사용자 경험(UX), 콘텐츠 기획과 같이 ‘첫인상’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시스템 1의 이해가 더욱 필수적입니다. 소비자는 기능보다는 ‘느낌’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자는 복잡한 설명보다 ‘쉽고 익숙한 구조’를 선호합니다. 기획자가 시스템 1을 고려하지 않고 정보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의도와는 다르게 어렵고 부담스러운 콘텐츠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획자는 자신이 설계한 구조나 흐름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때도 시스템 1의 작동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사나 클라이언트가 기획서를 읽고 “느낌이 좋지 않다”고 말할 때, 이는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1의 거부 반응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획자는 감정적 요소, 익숙함, 시각적 흐름 등을 재구성해 첫인상을 개선해야 합니다.

 

 시스템 1을 이해하고 반영한 기획은 더 높은 몰입도, 설득력, 행동 전환율을 만들어냅니다. 첫 화면에서의 이탈률을 줄이고, 브랜드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이며, 데이터보다 ‘느낌 있는’ 설계를 통해 타겟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기여합니다. 결국, 시스템 1을 간과한 기획은 데이터를 품고도 실패하고, 시스템 1을 이해한 기획은 감정을 통해 성공합니다.

 

 기획자가 진정한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의 ‘무의식적 인지 흐름’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출발점이 바로 시스템 1입니다.

 

시스템 2는 전략과 설득의 무기다

 시스템 2는 우리가 ‘깊이 생각하는’ 모든 영역에 작동합니다. 즉,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기획의 타당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면 반드시 시스템 2에 호소해야 합니다.

  • 시장 조사 데이터 분석
  • 사업 모델 수익 구조 검토
  • A/B 테스트 결과 비교
  • 중장기 전략 수립

 이 모든 과정은 느리지만 정확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특히 보고서를 읽는 상대가 고위 결정권자일 경우, 감정적 공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건 ‘합리성과 근거’입니다. 따라서 기획자는 시스템 2의 시선으로도 전체 흐름을 설계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예시:

  • ✅ “이 기능을 좋아하더라고요!” → ❌ 감정 중심 주장
  • ✅ “사용자의 78%가 이 기능에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 ✅ 시스템 2 기반 근거

기획서에서 수치를 해석하고,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분석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단계별로 설계하는 과정은 전적으로 시스템 2에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신제품을 런칭할 때 경쟁사와의 비교, 수요 예측,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은 모두 시스템 2의 작동 결과입니다. 감각이나 인상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며,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 기획’이 필요한 순간이죠.

 

 뿐만 아니라, 기획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과정에서도 시스템 2적 사고가 요구됩니다. 상사, 고객, 파트너 등 다양한 사람들은 기획의 타당성에 대해 명확한 설명과 수치를 요구합니다. 이때 기획자가 제시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 논리 흐름, 예상 시나리오는 상대의 신뢰를 얻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을 주도하려면 감성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이성적인 설득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 모든 것이 시스템 2 기반의 설계에서 비롯됩니다.

 

 시스템 2는 또한 기획자의 ‘자기검열 기능’으로도 작용합니다. 즉,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가 실제로 타당한지를 판단하고, 기존의 판단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비판적 사고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협업 과정에서 팀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기획을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감각적으로는 좋은 슬로건처럼 보여도, 시스템 2로 다시 살펴봤을 때 시장에서의 해석이나 오해 가능성, 타 브랜드와의 중복 여부 등을 고려해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은 첫 문장을 만들고, 분석은 그 문장을 유지하거나 수정합니다.

 

 결국, 시스템 2를 잘 활용하는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구체적 전략으로 바꾸는 사람’입니다. 직관만으로는 불완전한 설계를 할 수 있고, 수치만으로는 감동 없는 기획이 될 수 있지만, 시스템 2는 그 중간 지점을 연결해주는 브릿지입니다. 기획은 설득의 기술이기도 하고, 전략의 집합체이기도 하며, 그 중심에 시스템 2가 존재합니다.



두 시스템을 통합한 실전 기획 전략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 두 사고 체계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많은 기획이 실패하는 이유는 논리적 설득력은 충분하지만 감정적으로 끌리지 않거나, 반대로 감성적 자극은 넘치지만 실현 가능성과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이 두 시스템을 동시에 사용하며 판단과 선택을 내리기 때문에, 효과적인 기획은 항상 이 둘을 고려한 구조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실전에서는 보통 기획 초반에는 시스템 1을 자극하고, 중반 이후에는 시스템 2를 만족시키는 흐름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발표 자료의 첫 슬라이드는 인상적인 이미지나 간결한 문구, 숫자 한 줄로 직관적 흥미를 끌고(시스템 1), 이어지는 슬라이드에서는 도표, 논리, 사례 분석으로 신뢰성을 강화해야 합니다.(시스템 2). 이를 통해 청중이나 클라이언트는 감정적으로 기획에 몰입하고, 이성적으로 그 타당성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마케팅 캠페인, 제품 기획, 정책 제안 등 실전 사례에서도 이 두 시스템의 통합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한 식품 브랜드가 ‘건강한 식단’을 주제로 캠페인을 기획한다고 가정한다면, 슬로건이나 이미지에서는 ‘가족의 행복한 식사 풍경’을 통해 감정을 자극하고(시스템 1), 뒤이어 제시되는 메시지에서는 ‘포화지방 30% 감소’, ‘임상 연구 기반’ 등의 논리적 근거로 설득합니다(시스템 2). 이처럼 감성과 이성을 함께 설계하는 기획은 더욱 기억에 남고, 실제 행동 전환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획자가 이 두 시스템을 통합할 때 주의할 점은, ‘순서’와 ‘균형’입니다. 먼저 눈에 띄고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메시지로 시스템 1을 작동시킨 후, 시스템 2가 의심을 제기하기 전에 타당한 논리로 해석의 기반을 제공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끌리게 만들되, 논리적으로 정당화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기획자의 전략적 언어입니다.

 

<시스템 1과 2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설계 흐름>

① 첫 화면 & 첫 슬라이드 → 시스템 1 유도

  • 핵심 메시지 강조
  • 강렬한 이미지 & 한 줄 요약
  • 익숙한 색상, 쉬운 표현

② 내용 설명 및 근거 → 시스템 2 작동

  • 데이터 기반 도표
  • 타당성 있는 논리 구성
  • 의사결정자가 고민할 질문 선제시

③ 마무리 → 시스템 1 & 2 동시 자극

  • 감정적 메시지와 숫자 요약 병행
  • 기대효과, 변화 가능성 명확히 강조

 이렇게 사람의 인지 흐름에 맞춘 기획 구조는 설득력과 수용력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소비자 행동 설계, 투자 유치 발표, 정책 제안 등과 같은 분야에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기획자는 인지 설계자다

 기획은 결국 ‘사람의 머릿속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스템 1에 잡히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하고, 시스템 2를 통과하지 못하면 실행되지 않습니다.

심리학을 이해하는 기획자는 단순한 보고서 작성자가 아니라, 전략가이자 설계자가 됩니다.

당신이 기획서 한 장을 더 잘 만들고 싶다면, 논리를 더하기 전에 인지 흐름부터 고민해보세요.